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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반면에 한 가지 꾀를 냈다.그의 무술의 솜씨를 보고 어떤 단서를 잡아내자는 앙큼스
런 생각이었다.선뜻, 일 장 이상이나 멀찍이 몸을 날려서 자리를 피해 주었다.그리고 만약에
복면한 청년이 일견사를 감당해 내지 못할 경우에는 재빨리 손을 써서 그를 도와줄 만반 준비
를 암암리에 갖추고 있었다.복면을 한 사나이는 일견사 허비를 쳐다보고 자신만만하다는 듯
생끗 웃었다.”자아, 어디 한 번 정말 겨루어 볼까?”일견사 허비는 왼팔을 맹렬히 휘둘렀다. 거
기 따라서 신형(身形)까지 회오리바람처럼 빙글빙글 돌리는 순간, 오른손에 한 개 밖에 남아
있지 않는 식지(食指)를 꼿꼿이 뻗쳐서 날쌔게 찌르며 덤벼들었다.복면을 한 사나이는 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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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같이 빠른 동작으로 신형(身形)을 한 바퀴 빙글 돌렸다.졸습해 들어오는 일견사의 지풍
을 무난히 피하며, 그와 같은 순간에 오른손을 홱 뒤집어서 일장(一掌)의 맹렬한 반격을 가했
다.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칠, 팔 합이나 치열한 공방전을 계속했다.쌩쌩, 사람의 귀를 찢
어 놓을 것만 같은 지풍.쉭쉭, 소름 끼치도록 무시무시한 복면한 사나이의 장풍.막상막하의
싸움은 전혀 승패를 예측키 어려운 상태로 계속됐다.자운 아가씨는 정신을 바싹 차리고 두
사람의 솜씨를 여러모로 관찰해 봤다.복면을 한 사나이의 경신술은 보통 무예계 인물들의 그것
과는 완전히 달랐지만, 그 속도가 비상히 빠르다는 특징을 발견해 낼 수 있을 뿐, 이것이 과연
신영궁의 산형술이라고는 단정하기 어려웠다.손을 쓰는 그의 재간은 어느 점에 있어서 진천
장(震天掌)이라는 유명한 수법과 흡사한 점이 많았으나 완전히 같다고도 볼 수 없었고, 어
떤 부분에는 팔괘장(八卦掌)의 수법이 다소 혼합되어 있는 것도 같았다.또 십여 합을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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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이십여 합을 줄기차게 계속했다.”에헤헤헤 ! 헤헤‥‥‥ 우우우 후후흥!”일견사 허비
의 마음에도 없는 허세의 웃음소리가 차츰차츰 짐승같은 울부짖음으로 변했다.그리고 싸우
는 동안 시종여일 명랑하게 웃던 복면을 한 사나이의 쾌활한 웃음소리도 차츰차츰 희미해
져서 들리지 않았다.쌍방이 꼭같이 결사적인 힘을 발휘하여 승패를 판가름하려는 아슬아
슬한 순간에 처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무술에 정통하다고 할 수 있는 자운 아가씨로서
도, 두 사람이 쓰고 있는 기기 묘묘한 수법의 무궁 무진한 변화를 똑바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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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두 뭉치의 엷은 연기 같은 사람의 그림자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때로는 한데 엉클어져
서 뒤범벅이 되고 또 때로는 양편으로 바람처럼 홱 갈라지고 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뿐
, 어떤 쪽이 일견사고, 어떤 쪽이 복면한 청년인지 분간해 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싸움은
반 시간이나 더 그대로 계속되었다.홀연, 일견사 허비가 격분을 못 참아서 짐승처럼 울부
짖는 괴상한소리가 들렸다.”와흐흐으응!”잇달아 복면을 한 사나이가 고함을 지르는 소리
도 들려 왔다.”천하에 악독한 자야! 누가 견디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