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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영의 등덜미, 일 장쯤 되는 거리를 두고 어름어름하며 서 있는 사람은, 분명히 봉명장의 이로 중의 하나인 아

미수로 노인에 틀림없었다.노인은 두 눈을 꽉 감고 있었다.마치 오랫동안 잠을 못 잔 사람 같았다. 밤바람이 노

인의 회색빛 옷자락을 휘날렸다.흡사 죽어 가는 노승과 같이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다.그러면서도 입으로 말은

곧잘 했다.”맞았어 ! 바로 날세. 젊은 협객 ! 자네 요즘도 여전한가?”왕영은 또 한 번 냉소를 터뜨렸다.”흐흥! 아미

수로 노인의 경신술은 과연 대단하시군! 감탄하여 마지않았소! “”아니, 그러면 신영궁의 경신술만이 천하 제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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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말인가?””소생은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니오! “”스스로 비범한 인물이라고 자처한다면, 어째서 정정 당당하

게 진짜 얼굴을 드러내지 못한단 말인가?””뭐요? 아미수로 노인은 그게 어떻게 하시는 말씀인지?”왕영은 다소

놀라는 듯했다.”어떻게 하는 말이냐구? 나는 그날 밤 우리 봉명장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말하고 있는 걸세.”왕영은

즉각에 한숨을 돌리고 또랑또랑한 음성으로 웃었다.”하하하! 핫! 핫! 맞았소! 그날 밤의 괴상망측하고 추악하게 생

겼던 노인은 바로 나였소!””물론 그대인 줄 알고 있단 말야! “아미수로는 여전히 두 눈을 꼭 감고 다음 말을 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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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모르고서야 그대의 뒤를 쫓아선 뭘 하게?””무슨 일 때문에 소생의 뒤를 쫓는단 말이오?”왕영은 한 마디

, 한 마디 또박또박 추궁했다.”젊은 협객 ! 그대는 나를 위해서 다소 시간을 소모해 줄 수 없을까?””소생을 붙잡아

가지고 봉명장으로 가겠단 말씀이오?””젊은 협객 ! 말 조심하게 ! 그건 천만의 말씀이구‥‥‥‥ 나는 단지 무슨

일을 좀 알구 싶어서. “왕영은 그제서야 피시식 웃었다.그의 귀는 보통 사람과는 달랐다. 주의해서 듣기만 하면, 십

여 장거리 안에 사람이 잠복해 있는 것쯤은 당장에 알아낼 수 있었다.그제서야, 아미수로가 혼자서만 자기 앞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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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났으며, 별다른 악의가 없으리라는 점을 확인했다.왕영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좋소! 그러나 소생이 말하기

싫어하는 일을 강제로 묻지는 마시오! “”천만에 ! 젊은 협객 ! 나도 비록 몸은 늙어서 찌부러졌지만분수를 지킬 줄

안단 말일세 ! 당대에 명성이 쟁쟁한 젊은 협객, 그리고 절학을 몸에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 이 늙은 것이 함부로

말을 할 리 있겠나?”왕영은 껄껄 껄껄 웃었다.”아미수로 노인 ! 그건 과분한 말씀이오! 아무 것도 모르는 후배에

게 ‘절학’이란 두 자를 쓰실 수 있겠소?””젊은 협객, 너무 겸손할 건 없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