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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던 바로 그 거지 할멈에 틀림이 없었다.아가씨는 채찍으로 말 궁둥이를 모질게 후려갈
기며 경각을 지체치 않고 쏜살같이 거지 할멈의 뒤를 쫓았다.거지 할멈은 등덜미에서 말굽 소
가 요란스럽게 들려 오자 더한층 당황했다. 순식간에 줄달음질을 쳐서 남문까지 달려가자, 날
쌘 걸음으로 단숨에 훌쩍 성문 밖으로 뛰쳐나가고 말았다. 성밖은 허허 벌판이었다. 오가는
행인이라곤 하나도 없었다.거지 할멈은 별안간 개를 쫓느라고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로 땅바닥
을 쿡 찔렀다. 마치 한 마리의 잠자리가 물을 튕기고 허공으로 날듯이 몸을 일 장(丈)이 되는
높직한 공간으로 쉬익하고 솟구쳐 올렸다.다음 순간, 옆으로 비스듬히 날기 시작한 거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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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은 저편에 있는 조그마한 산을 향해 질풍같이 달려가고 있었다자운 아가씨의 입가에는
가벼운 미소가 떠올랐다.’흥! 내 앞에서 감히 도망칠 수 있을 줄 알구?’아가씨는 두 넓적다
리를 바짝 조였다.”어흐흐흥!”말이 요란스럽게 울부짖으며 단숨에 몇 장 거리를 껑충 뛰었다
. 채 산꼭대기로 올라가기도 전에 거지 할멈의 뒤를 바싹 따라 섰다. 자운 아가씨는 앙칼진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걸음을 멈추고 게 서 있지 못할까?”아가씨는 말 위에서 몸을 훌쩍
날렸다. 땅에 내려서서 거지 할멈의 앞길을 가로막을 생각이었다.거지 할멈은 대경 실색하
는 모양이었다. 자운 아가씨가 땅을 디디고 서기도 전에 몸을 빙글 돌리고 다시 옆에 있는
한군데 나지막한 나무들이 무성한 숲속을 향하고 몸을 날렸다.몸을 쓰는 품이 전광 석화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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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다. 경신술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운 아가씨도 어렸을 적부터 무예계에서 절기(絶
技)라고 일컫는 세심신니의 승풍보법으로 단련해 온 몸이다.”흥!”가볍게 코웃음을 치는 순
간, 아가씨는 땅에 내려서지도 않고 그대로 두 어깨를 으쓱 치올려서 또다시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올렸다.마침내 아가씨는 그 거지 할멈과 거의 같은 순간에 나지막한 나무들이 무성
한 숲속으로 날아들었다.”겁낼 건 없어 ! 할멈을 해치려는 사람은 아니니까!”거지 할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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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상 도주할 길이 없다고 단념하는 모양이었다. 긴 한숨을 가볍게 내쉬며 고개를 푹 수그
린 채 말이 없었다. 자운 아가씨는 앞으로 서너 발자국 선뜻 나섰다. 싸늘하게 웃었다.
“흐흐흥! 빨리 말해! 할멈은 누구야? 그리고 뭣하는 여자야?””저, 저는‥‥‥”거지 할멈
은 여전히 고개를 푹 수그린 채 그 이상 다른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호호호!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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