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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연되면 손을 쓰기 어려워질 것이오!”말을 마치고 소세옥은 품속을 더듬어서 반 병쯤 남은 해독
제를 꺼내 들창 가 옆에 있는 상 위에 놓으면서 말했다.”소생은 홍백 아가씨를 믿소. 그만 돌아가겠소!”
“돌아가신다구요?”소세옥은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왜 그러시오? 아가씨는 소생을 돌려 보내지 않
을 작정이시오?”홍백 아가씨는 침착하게 조용히 말했다.”신영궁의 최근의 형편을 저에게 이야기해
주실 수 없을까요?”소세옥은 홍백 아가씨의 과거나 출신을 잘 모르는지라, 코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흥! 신영궁은 무예계의 소위 육대 문파라는 것과 비교해서는 안되오. 흥미가 있으시다면 한번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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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셔서 맞닥뜨려 보시는 것도 무방할 거요!””그런 의미에서 한 말이 아녜요!”홍백 아가씨는 긴 한숨을
내쉬고 또 다음 말을 계속했다.”당신이 신영궁에 계실 때, 일찍이 당신의 스승께서 어떤 사람의 성명
을 말씀하신 적이 없었나요?””어떤 사람?””홍비봉(紅飛鳳)이라구 하는‥‥‥‥””들어 본 적이 없소!”
홍백 아가씨의 얼굴에는 당장에 실망의 빛이 떠올랐다.”그럼, 당신은 홍봉각(紅鳳閣)에 가 보신 적
도 없었나요?”신영궁 안에는 도합 일루(一樓)와 사각(四閣)이 있다. 기막히게 호화찬란한 건축물들
이었다.용루(龍樓)는 스승이 정양, 수양을 하는 처소였고, 그밖에 홍(紅), 남(濫), 황(黃), 흑(黑) 네 군
데 봉각(鳳閣)은 사봉(四鳳)이란 여성들이 거처하는 곳이었다.소세옥은 신영궁에서 오 년 동안 무예
를 공부했지만, 한 번도 이런 곳엘 가본 적이 없었다.여전히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가본 적이 없소!”
홍백 아가씨는 물끄러미 소세옥의 얼굴을 바라다보고 나서 또 말했다.”그럼, 당신은 홍봉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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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을 보신 적도 없나요?”소세옥은 홍봉각엘 가본 적이 없지만, 이 누각이 다년간 텅 비어있
었고, 누각의 주인 되는 여자가 없어졌기 때문에 언제나 문이 잠겨져 있었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
었다.그래서 선뜻 말했다.”홍봉각의 주인은 신영궁을 떠나간 지 오래 되었소!””당신은 그 홍봉각
에 정말 아직까지도 주인이 없다고 생각하시나요?””허허, 그것 참! 아가씨는 뭣 하러 그런 일을
꼬치꼬치 캐서 물으시는 거요?”홍백은 그 말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또 다른 말을 물었다.”그럼, 흑
봉각 주인은 어떻게 되었나요?””역시 신영궁 안에 있지 않소!””어디로 갔을까요?””그런 걸 소생이
어찌 알 수 있겠소?””오 년 동안에 흑봉각의 주인 되는 여자를 한 번도 보신 적이 없나요?””홍봉각
주인 여자를 못 본 거나마찬가지요!””당신의 스승께서는 홍봉각엘 드나드셨나요?”소세옥은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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