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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을 한 사나이가 대뜸 나지막한 음성으로 노인의 말을 가로막았다.”그러나 노인께선 무던하신

분이셨습니다. 저는 노인께 신세 진일도 많았고, 또 시끄럽게 해드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

니다!””젊은 친구! 야광주에 관한 말이겠지?””그렇습니다!””그 사건이야 젊은 친구의 소행인

줄 알았는데 내 무슨 유감이 있겠소?””여 노인께서는 벙어리 유모의 생사를 아십니까?””그 여

자는 몸을 피했소!””봉명장 안에 감금되어 있는 게 아닐까요?””천만에! 이 늙은 것의 말을 믿어

도 좋소! 그 여자는 분명히 도주했소!”두 사람이 이런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을 때였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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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 ! 천하에 어떤 고얀 놈이 이따위 괘씸한 짓을‥‥‥?”격분에 넘치는 일견사의 호통 소리가 언

덕 저편으로부터 터져 나왔다.그와 꼭같은 순간에, 일견사는 어떤 사람 하나를 잔뜩 움켜잡아 질

질 끌면서 언덕 저편으로 넘어 왔다.몸을 훌쩍 날리는 찰나, 그는 처음과 같이 복면을 한 사나이

앞에 우뚝 버티고 섰다.얼굴이 일그러져 버릴 것 같은 괴상한 표정을 하고 움켜잡고 온 사람을 땅

바닥에 내동댕이쳤다.복면을 한 사나이는 고개를 수그리고 내려다봤다.땅바닥에는 텁석부리 장

정의 시체가 나둥그러져 있었다. 그 시체는 가슴 한복판에, 달빛에 번쩍번쩍 빛나는 은빛 꽃송이

를 하나 달고 있었다.여허 노인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허비! 그것은 그대들 천하제일방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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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괴수 곽원이 아닌가? 희한한 일이군! 사람을 죽여 놓고 시체를 이곳까지 보내 주는 사람

도 있으니‥‥‥”일견사 허비의 얼굴빛은 붉으락푸르락 형언키도 어려울 만치 일그러져 경련

까지 일으켰다.그는 곽원이 죽었다는 사실 때문에 울화가 치민 것은 아니었다.어떤 놈이 곽원의

시체를 자기에게 보내 놓고 쥐도 새도 모르게 뺑소니쳐 버렸다는 사실이었다.자기 자신은 그것

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은 얼마나 남에게 놀림감이 될 창피한 노릇인가!평생을 오만 불손하게

, 그리고 안하 무인격으로 제멋대로 살아온 일견사에게 톡톡히 망신을 주자는 소행임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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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복면을 한 사나이와 불로신선 여허 앞에서 이게 얼마나 위신과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

인가?복면을 한 사나이는 호탕하게 웃어 젖혔다.웃음소리는 높은 하늘을 흔들며 멀리멀리 메

아리쳐 나갔다.”와하하하! 핫! 핫!”일견사의 얼굴에 돌연 살기가 등등해겼다. 목청이 터질 듯 큰

소리를 질렀다.”이놈아! 뭣이 그렇게 우습다는 거냐?””그대가 불러 내려는 친구는 의리를 지키지

않은 놈이 아니냐? 명성이 쟁쟁하신 일견사께서 공증인으로 나서라는데 친구의 체면을 생각해 주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