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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겠다는 듯. 얌전하면서도 어딘지 거만한 듯 고상해 보이는 아가씨의 태도는 보면 볼수
록 귀엽고 사랑스러웠다.심부름꾼 녀석은 엉뚱하게도 첫눈에 아가씨에게 홀딱 반해서, 혼
백이 몽땅 어디로 날아가 버린 놈같이 바보처럼 멍청히 아가씨를 바라다보고만 있었다.
계집종은 아가씨를 부축하고 찻상 가로 걸어갔다. 새카만 두 눈썹을 약간 찌푸리면서 잔뜩
토라진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이봐! 걸상이 이렇게 더러워서 어디 사람이 앉겠니?”계집종
의 뾰족한 음성을 듣고서야, 심부름꾼 녀석은 제정신을 도로 찾은 모양이었다. 싱글벙글, 허
리를 굽실굽실하면서 어깨에 메고 있던 더럽고 냄새나는 행주쪽을 선뜻 손에 잡으며 대
꾸했다.”바람이 너무 심해서요! 먼지가 이만저만해얍죠! 제가 깨끗이 닦아드립죠!”계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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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깔깔대고 자지러지게 웃었다.양미간을 찌푸리고 하야말쑥한 손을 가볍게 옆으로 휘저
었다.”그만둬요! 그만둬! 그렇게 더러운 행주쪽으로 훔쳐 봤됐자, 마찬가지 아냐?”심부름꾼
녀석은, 또다시 두 다리가 휘청휘청 떨렸음인지, 그렇지 않으면 미모의 아가씨를 한 번 보자
얼이 다 빠졌음인지, 비칠비칠 뒷걸음질을 치다가, 머리 뒤통수가 퍽하는 소리를 내며 벽
에 부딪쳤다.금방에 알밤이 한 개 불쑥 부풀어 나왔다.”이쿠 !”심부름꾼 녀석은 맑은 정신이
들어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어리둥절했다. 계집종은 또 한바탕 깔깔대고 웃었다.”아하하
하‥‥‥하하하!”계집종은 심부름꾼 녀석은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품속으로부터 향내가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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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몰칵 풍기는 비단 손수건을 꺼내서 걸상을 깨끗하게 훔쳤다.미모의 아가씨를 부축해서 앉혀
놓고 나서야, 입을 쫑긋쫑긋 웃으면서 심부름꾼 녀석에게 분부했다.”이봐! 차 두 잔만 빨리 끓
여 내와! 찻잔부터 먼저 깨끗이 씻어야돼 ! 더러우면 마시지 않을 테니까!”계집종의 웃음소리를
듣자, 심부름꾼 녀석은 머리 뒤통수의 아픔도 깨끗이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얼른 저편으로 물
러 나가더니 찻잔을 씻고, 또 씻고 깨끗한 찻잔에다 뜨거운 차를 따랐다. 아가씨의 찻상 앞까지
공손히 걸어와서 차 두 잔을 조심조심 올려 놓고 다시 뒤로 물러났다.그 뜨거운 차가 채 식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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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저편 한길에 시급히 달려오는 사람들의 요란스런 발자국 소리가 들려 왔다.세 사람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맨 앞장을 선 사람은 바로 봉명장의 삼기 중의 하나인 소면동기 손불이였다.
똥똥한 배를 불쑥 내밀고, 먼저 찻집 안을 휘둘러 보고 나서 날카로운 음성으로 거침없이 소리
를 질렀다.”여보게, 땅딸보! 우리 차나 한 잔씩 마시고 즘 쉬어서 가세! 날씨가 왜 이렇게 덥
다지?”그의 뒤에는 이마가 훌쩍 까지고 키가 작달막한 노인이 벌써 바싹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