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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날 밤에 봉명장은 구석구석마다 샅샅이 파수 보는 사람들이 깔려 있
을 뿐만 아니라, 보통 때라고 해도 감히 정여룡의 거처에 침범해 들어올 사람은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정여룡은 짐승 같은 욕정이 벌컥 치밀었다. 정여룡은 이것저것을 헤아릴 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을 리
없었다.몸을 돌려 다시 등잔불을 밝히고는 들창문 언저리를 자세히 두루두루 살펴보았다.빈틈없이 꼭
닫혀져 있음을 확인하고 다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옷을 완전히 훌훌 벗어 버렸다.알몸으
로 휘장을 활짝 걷어치고 침상 위로 선뜻 올라갔다.아가씨의 몸을 뚤뚤 말고 있는 솜 이불을 풀어 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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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려고 하는 순간에 이상하게도, 갑자기 등잔불이 깜빡하고 또 꺼져 버렸다.방안이 금방에 칠흑같
이 캄캄해졌다.정여룡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이상한데? 등잔불이 자꾸 꺼지는 데는 무슨 수상쩍
은 까닭이 있는 게 아닐까?’그는 한참 동안이나 조용히 귀를 기울여 봤다. 그러나 방 안팎에서는 털
끝만한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침상 아래로 다시 한 번 내려가 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이
미 벌거벗은 알몸인데다, 뚤뚤 만 솜이불 속으로부터 난초 향기같이 강렬한 처녀의 체취가 코를 찌
르며 풍겨 나와서 불길같이 타오르기 시작하는 욕정을 억제할 길이 없었다.”내가 살고 있는 봉명장
안에서 다소 수상쩍은 점이 있다손 치기로, 지금 이 지경이 되어 가지고 뭣을 더 망설일 수 있을 것이
랴!”이래서 정여룡은 침상에 엎드려 솜이불 자락을 헤치고 말았다. 어둠 속을 닥치는 대로 마구 더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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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솜같이 보드랍고 옥같이 매끄럽고 독특한 향내가 풍기는 아가씨의 육체를 으스러지도록 품에
안았다.이래서, 침상은 물결치듯 흔들렸다. 씨근씨근하는 가쁜 숨소리가 짐승의 호흡같이 터져 나
왔다.이렇게 정여룡은 자진해서 끔찍끔찍한 죄악을 저질렀다.이후로 봉명장에 한 가지 가정적인
추문(醜聞)을 영원히 남겨 놓게 되었다.밤‥‥ 깊고 또 깊어 가다가, 마침내 들창문에 희미한 새벽
별빛이 비끼기 시작했다.침상 위에서 하룻밤을 도취해 있던 정여룡도 잠이 깼다. 그는 자못 감칠 맛
이 도는 하품을 멋들어지게 했다.두 눈을 크게 떴다.얼굴 전체에 비길 데 없이 흡족한 미소가 쉴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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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감돌고 있었다. 하룻밤 동안의 달디단 꿈은 그에게 너무나 가슴 벅찬 만족을 주었고, 싱싱한
풋나물을 씹는 것 같은 신선한 맛이 무궁 무진했기 때문이었다.날이 활짝 밝았다. 그러나 욕심꾸
러기 정여룡은 만족할 줄을 모르고 더욱 엉뚱한 생각을 했다.’이제 생쌀이 다 익어서 밥이 된 지 오
래니‥‥‥ 다시 한 번 아가씨의 혈도(穴道)를 풀어 주어서 맑은 정신으로 함께 즐겨 보면 훨씬 흥
미 진진할 게 아니냐!’그는 천천히 아가씨 편으로 몸을 돌이켰다. 미소를 띤 채 아직도 잠들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