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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 아가씨는 참다못해 고개를 홱 돌리고 바라다봤다.이번에는 발칵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기 어
려웠다. 알고 보니, 그 눈동자에서 새파란 광채가 번쩍 뻗쳐 나던 화상이 시치미를 뚝 떼고 뚜벅
뚜벅 자기 뒤를 쫓아오고 있잖은가.아가씨는 곰곰이 생각해 봤다.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 참았다.
왜냐하면, 무예계의 수많은 고수급 인물들이 이 일대에서 마생을 찾으려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는 사실을 아가씨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그 고수급 인물들 중에는 섣불리 건드리
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생각했고, 이 눈동자에서 새파란 광채를 발사하는 화상도 신
분이 심히 수상쩍고, 몸에 놀라운 무술 재간을 지닌 인물이라는 것도 한눈에 눈치챘다.아가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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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모른 체를 하고 앞으로 걸어가기만 했다.만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남과 옥신각신 싸움
의 발단을 만들지 말자고 결심했다. 왜냐하면, 아가씨가 밖에 나온 목적은 사람을 찾자는 데에
있었기 때문이다. 마생에 관해서 전해지는 소문이 너무나 무시무시했기 때문에‥‥‥자운 아가
씨는, 두 번 다시 마생을 찾아가거나 접근하지 말라는 아버지 정기봉의 엄격한 명령도 거역하
고 결연히 봉명장을 떠나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앞으로 얼마 더 가지 않아서 또 다른 여인숙이
한 집 있었다. 간판에는 귀거래(歸去來)라는 석 자가 큼직하게 쓰여 있었다.자운 아가씨는 살
며시 웃으며 생각했다.’여인숙치고는 지나치게 멋들어진 상호(商號)인데!’그녀는 잠시 여인
숙 대문 앞에 걸음을 멈추고 섰다.절세의 미모를 지닌 젊은 아가씨가 나타나자 곧 여러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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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주의를 끌지 않을 수 없었다.별안간 여인숙 안 넓은 대청은 죽은 듯 조용해졌다. 수십 쌍의
카로운 시선들이 일시에 아가씨에게 화살같이 꽂혔다.아가씨는 가슴속이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쳤다. 얼굴이 온통 홍당무같이 새빨개졌다. 겁이 나서가 아니었다. 부끄럽고 수줍음을 참을 수
없어서였다.바로 이 순간에, 등덜미에서 뒤쫓아 오던 그 괴상한 발자국 소리는 더한층 가깝게
들려 왔다. 거리가 불과 몇 자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것 같았다.아가씨는 발자국 소리는 물론 그
화상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 화상은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단지 걸음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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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다소 느려졌을 뿐이었다.돌연, 자운 아가씨는 새카만 두 눈썹을 찡긋 위로 치올렸다. 그
와 같은 찰나에 몸을 홱 뒤로 돌이켰다.그 화상도 정신을 바싹 차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주춤하
고 걸음을 멈추고 서더니, 고개를 번갯불같이 빠르게 돌이켜 외면을 해버렸다.이렇게 되자, 아가
씨는 불길같이 치미는 화를 꾹 참았다. 거기는 넓은 한길이라는 것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자기는
물론 어떤 사람이든지 걸어갈 수 있는 한길인데 무슨 이유로 남에게 호통을 치거나 시비를 걸 수
있단 말인가?싸늘한 미소가 입가에 떠올랐다.자운 아가씨는 마음속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