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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궁에 있은 지 겨우 오 년. 신영궁의 절학을 배웠댔자 과연 얼마나 대단한 경지에 도달했는지는

의문이다. 그가 감히 대담 무쌍하게도 혼자 몸으로 봉명장과 천하제일방을 양면으로 적을 삼고 싸

우다니.어떤 한편만 상대로 하고 싸운다 해도, 자운 아가씨가 생각하기에는 마생의 장래만 암담

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자운 아가씨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리 속이 어지러워졌다. 머리 속이

어지러워지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막막하게 생각이 나질 않았다.양미간에서 잠시 사라졌던 우울

한 근심 걱정의 먹장 구름이 또다시 차츰차츰 아가씨의 예쁜 얼굴에 감돌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 한 개의 나뭇잎이 여인숙 들창 밖에 가볍게 사뿐 떨어졌다.들창 밖으로는 나지막한 담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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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담 안으로 몇 그루의 새파란 대나무가 우거져 있어, 밤바람에 잎새들이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래서 한 개의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쯤이, 방안에서 잔득 수심이 싸여 있는 자운

아가씨를 놀라게 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마생의 일만 골똘히 생각하느라고 여념이 없는 자운

아가씨에게 나뭇잎 하나쯤 떨어지는 소리가 귀에 들릴 리가 없었다.그러나 그것은 나뭇잎이 아

니었다. 그것은 사람이었다. 놀라울 만큼 재빠른 솜씨의 경신술을 지닌 사람이었다.그는 누구

일까?선비 같은 옷차림에 손에는 큼직한 부채를 들었고, 풍채며 외관이 준수하고 늠름한 청년이

었다. 칼끝처럼 치올라 간 시커먼 눈썹. 버릇처럼 언제나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를 띠고 있는 청

년.그는 바로 왕영이었다. 그러나 왕영이란 그의 본래의 성명일까?아니다!그의 본래 성명은 왕

영이 아니었다. 단지 신영궁에서 나왔기 때문에 영(瑛)자와 발음이 같은 영(英)자를 따다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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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 붙여 본 성명이었다.그러면 그의 진짜 성명은 무엇인가? 그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자기 자신도 자기의 진짜 성명이 뭣인지 모르고 있다.일찍이 그는 마생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불리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것은 봉명장 사람들이 제멋대로 만들어 낸 이름이라는 것을 청년은 잘

알고 있었다. 마생이라는 이름을 듣기만 하면, 청년은 불길처럼 치밀어 오르는 저주와 분노를 참

을 길이 없었다.마생이라는 성명은 비단 그의 신세를 대표하는 명칭도 아닐 뿐더러, 그것은 십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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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동안이나 청년에게 온갖 모욕만을 주었고, 그의 일신상의 모든 행복을 모질고 악착스럽게 파

괴시켜 버렸기 때문이었다.그에게 모욕과 원한만을 남겨 준 이 두 자의 성명. 그는 이 성명을 저주하

고 미워하기 때문에 깨끗이 집어던지고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신세가 명확하게 밝혀지기 전까

지는 왕영(王英)이란 성명을 쓰기로 결심했다.그는 들창 밖에 조용히 섰다. 두 눈초리가 날카로

운 광채를 발사하며 화살처럼 창문 틈으로 꽂혀 들어갔다. 방안에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앉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