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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없었다.검정 옷을 입은 사나이는 대청 안을 골고루 자세히 살펴봤다. 그러나 누각 맨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밀실로 통하는 길을 좀체로 찾아낼 수 없었다.검정 복장의 사나이는 이를 악물고 맹

세했다.’무슨 짓을 해서라도 정기봉의 밀실을 찾아내고야 말리라!’정기봉이 오늘 오후에 외출했으니,

만일에 오늘 밤에 밀실을 찾아 들어가 비밀을 탐지해 내지 못한다면, 정기봉이 돌아온 다음에 비밀을

탐지해 낸다는 것은 하늘에 올라가 별을 따기보다 더 어려운 일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검정

복장의 사나이는 또 한 번 복면 속에서 번쩍번쩍하는 매서운 눈초리로 사방을 뒤지다시피 샅샅이

관찰했다.마침내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좌우 양편 누벽(樓壁) 위에 앉아 있는 두 마리의 봉황- 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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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쩍번쩍하며 날개를 활짝 펼치고, 금방 날아갈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봉황에게로 쏠렸다.

그의 입가에 빙그레 소리 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우선 오른편 벽아래로 손을 뻗쳐서, 금봉의 두 다

리를 꽉 움켜잡고 가볍게 흔들어봤다.그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금봉의 두 다리는 마치

철벽에다 두들겨 박은 것같이 꼼짝달싹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검정 복장의 사나이는 묵묵히 얼

빠진 사람처럼 멍청히 서서 황금으로 만든 봉황을 한참 동안이나 넋잃고 바라다보고만 있었다.

퍼뜩 머리속을 스치는 번갯불 같은 생각이 있었다.그는 손을 다시 뻗쳐서 금봉이 딱 벌린 아가

리에 물고 있는 금빛 구슬알을 툭 건드려 봤다.금방 그는 기쁨을 금치 못했다. 금빛 구슬알이 움

직여질 뿐더러, 손가락으로 한 번 퉁겼더니 빙글빙글 돌아가기 때문이었다.이번에는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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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로 통할 수 있는 어떤 비밀 장치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자신 만만했다.그러나 뉘 알았으

랴.금빛 구슬알은 빙글빙글 몇 바퀴를 돌고 나더니 덜컥 처음과 같이 멈추어져서 꼼짝도 하지 않

았다. 그리고 비밀 장치가 되어 있을 어떤 문도 열리는 소리라곤 통 들리지 않았다.검정 복장의

사나이는 또 한 번 실망했다.이제, 그는 또다시 온갖 희망을 왼편 벽 위에 앉아 있는 다른 한 마리의

금봉에게 걸었다. 훌쩍 몸을 돌이켜서 왼편 벽 밑으로 단숨에 달려갔다. 처음과 꼭같이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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뻗쳐서 금봉의 아가리에 물고 있는 금빛 구슬알을 건드려봤다.하아, 과연 그는 무슨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주 가볍고 조용한 음향이 정중앙에 놓여 있는 기다란 탁자 밑에서 들려 나왔다.검정

복장의 사나이는 홱 고개를 돌이키고 그 밑을 주시했다. 내심 미칠 것만 같은 기쁨을 금치 못했

다. 그는 마침내, 밀실로 통하는 비밀문을 찾아내고야 만 것이다.이 비밀문 안에는 자기 자신의

신세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어떤 열쇠가 반드시 감추어져 있을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었다.검정 복장의 사나이는 비밀문 앞으로 달려가서 귀를 기울이고 조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