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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마란 놈들을 거꾸러뜨리지 못한다면, 이 두 마귀 같은 놈들이 무슨 소리를 지껄여댈지 모르니, 남이 알

아서는 안 될 허다한 비밀을 간직하고 사는 정기봉으로서는 신중히 대처하지 않을 수 없었다.성수신검

정기봉은 일부러 태연 자약한 체를 하지만, 사실은 암암리에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었다.흑해쌍마

는 그 이름을 무예계에 떨친 지 오래 된 자들이었고, 또 몸에 괴상 망측한 이단적 무학(武學)을 지니고

있어 세상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바 있으니, 만반 준비를 갖추지 않고 경솔히 대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는 남몰래 두 손으로 힘을 집중시키면서, 빙그레 소리 없이 웃었다.”무슨 글자를 나에게

보여 주겠다는 건가?”공양계란 자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별안간 왼편 손바닥을 번쩍 쳐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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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만 손바닥 한복판에는 ‘기(機)’라고 쓴 글자 한 자가 뚜렷이 드러났다. 도무지 무슨 까닭인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성수신검 정기봉은 그 기(機)자를 한 번 보자마자 얼굴빛이 핼쓱하게 변했다.”에이

! 고얀 놈들!”무서운 호통 소리와 함께 정기봉은 그의 신분도, 위신도, 명성도 헤아릴 겨를이 없이, 두

손을 즉각에 휘둘러서 흑해쌍마에게 맹공을 가했다.그가 수십 년 동안 무예계를 지배해 온 사실은 결

코 헛되이 전해진 명성은 아니었다. 그는 비단 검술에 있어서 대적할 사람이 없을 만큼 오묘한 수법을

지니고 있을 뿐더러, 내공(內功)이나 장력(掌力)에 있어서도 당할 사람이 드물 만큼 놀라운 재간을 지

니고 있었다.그가 한 번 손을 휘두르자마자, 주변 일 장쯤 되는 언저리에는 무시무시한 장풍이 휘몰아

쳤다. 그 요란스런 소리는 듣는 사람을 소름끼치게 했고, 빠르기가 전광 석화 같았다.정기봉의 손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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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번 번쩍하고 뒤집히는 순간, 둘째 공양계는 완전히 억센 장풍 속에 휘말려 버리고 말았다.

공양계란 자는 아무런 방비도 하지 않고 있다가 성수신검 정기봉의 급습을 받고, 맹렬한 장풍이 화

살처럼 뻗쳐 들어오는 순간, 재빨리 몸을 살짝 움츠러뜨렸다. 놈의 독특한 축신술(縮身術)을 써서 정

기봉의 장풍의 테두리에서 피해 보자는 것이었다.그러나 뉘 알았으라.정기봉의 무시무시한 장풍

이 위에서 아래까지 휘몰아칠 줄이야!”으아아악!”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공양계의 몸뚱이는 삼 장이

나 멀찍이 떨어진 데까지 날아가더니, 입에서 시뻘건 피를 왈칵 토하며 땅바닥에 나자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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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계의 몸뚱이가 정기봉의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려는 바로 그 순간에, 좀 멀리 떨

어진 곳에 서 있던 공양숙은 정기봉의 안색이 돌변하는 것을 보자 대뜸 심상치 않다 생각하고 소

리를 지르려고 했다.”둘째 ! 조심하게!”그러나 이런 소리를 지를 만한 겨를도 없이, 정기봉의 무시

무시한 장풍은 공양숙에게도 정통으로 뻗쳐 들어왔다. 놈은 재빨리 두 손바닥을 홱 뒤집어서, 두 줄

기의 새까만 바람을 마치 연기가 뻗쳐 나는 화살처럼 발사해 가지고 정기봉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

냈다.팡!천지를 진동하는 거창한 음향이 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