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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했다.구양흔(歐陽欣)에게 전달해 둔다. 오늘밤 자정 때, 이곳에서 천하제일방 방주님을 영접
하고 있거라! 만약에 이 명령을 거역할 때에는 청성파를 피로써 씻어 버릴 것이다.제사검 방성은
글씨를 한 자 한 자 똑똑히 더듬어 내려가다가, 벼락이라도 맞은 사람같이 떨리는 음성으로 고함
을 질렀다.”셋째 형 ! 이게 어찌 된 일이오?”제삼검 주정도 맥빠진 음성으로 힘없이 대꾸했다.
“천하제일방이, 소식이 이다지도 영통하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걸! 우리 두령님께
서 비밀리에 이곳에 나타나시려고 한 노릇을 놈들은 벌써 알아챈 모양이니 ‥‥‥‥”제사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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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대뜸 말했다.”누군지는 몰라도 장력이 대단한걸! 지력은 더욱 놀랍고‥‥‥ 보통 고수급 인
물이면 제아무리 힘이 세다 해도 돌 위에다 글자를 샛길 때, 고작해야 삼 푼(分) 정도 밖에 파 들
어가지 못하는데‥‥‥ 여기 새겨진 글자들은 반 치 정도나 깊게 패어 들어갔으니 ‥‥‥‥ 우
리 ‥‥‥우리‥‥‥ 두령님도‥‥‥ 능히 이런 인물을 감당해 낼지‥‥‥ 그것이 겁이 나오!
제삼검 주정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그러게 말일세!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이 많은 글자들
을 새겨버린 모양인데, 우리들은 사람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고, 숨소리조차 털끝만큼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으니, 경신술이 얼마나 오묘 불가사의한 인물이겠나? 청성파 정도로는 도저히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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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되지 않을까 겁이 나네!”제사검 방성은 별안간 손을 품속에 넣어서 뭣인가 더듬어 냈다.
원통형의 물건인데, 크기가 달걀만 하고 길이가 두 치쯤 돼 보였다.손으로 맨 위에 덮인 뚜껑
을 벌컥 잡아 젖혔다. 즉각에 새파란 연기가 한줄기 뻗쳐 났다.손을 휘두르면서 고함을 질렀다.
“야아앗!”그 달걀 만한 조그만 통 속에서는, 금시에 새빨간 불길이 하늘 높이 화살처럼 곧장
뻗쳐 올라갔다.이것은 청성파의 홍염신호(紅焰信號)라는 것이었다.청성파의 신호는 세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녹색 불길은 연락을 취하는 신호로 되어 있고, 누런빛 불길은 경계를 요하는 신호,
그리고 새빨간 불길은 특별히 중대하고 긴급한 사태를 보고하라는 신호로서, 평상시에는 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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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쓰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이제, 제사검 방성이 돌연 새빨간 불길의 신호를 발사한 것은
, 그 사태가 얼마나 엄중하다는 것을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새빨간 불길은 허공으로 높이 솟구
쳐 올라가더니, 점점 커다란 불덩어리로 변해서 이, 삼십 장 높이나 치솟았다.팡!천둥치듯 소리를
내고 폭발하여 사방으로 흐트러졌다. 순식간에 높은 하늘에는 불줄기가 어지럽게 춤을 추는 듯,
하늘가가 시뻘겋게 물들었고, 쌩쌩 쇳소리같이 날카로운 음향이 먼 곳까지 메아리쳐 나갔다.새빨
간 신호를 발사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계곡 속으로 별안간에 들이닥치는 요란스런 바람 소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