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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비록 자기 부친의 유물을 고스란히 넘겨 주었다고는 하지만, 그점에 관해서도 수상쩍
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밝혀 낼 도리도 없었다. 제일 까닭을 모
를 일은 천기부록이 어째서 이십 년 동안이나 봉명장에 숨겨져 있었느냐는 점이었다.바로
이, 삼 일 전에 흑해쌍마를 통해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이외엔, 무예계 사람들이 이런 사실
을 알고 있단 말을 평소에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그리고 그것이 자기 수중에 들어온
지 불과 사흘밖에 안 되었는데, 어째서 무예계 전체가 발칵 뒤집혀서 너나 할 것 없이 그것
을 노리고 호시 탐탐 야단법석을 하고 있는 것일까?22. 독침을 품은 여인이 궁리, 저 궁리하
는 동안에 자신도 모르게 술을 꽤 많이 마셨다.일곱 잔, 여덟 잔, 연거푸 들이키고 나니 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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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텅 비었다.기분이 도도해졌다. 전신에 핑 도는 주흥을 못 이겨, 술 한 주전자를 더 청했
다. 한 잔을 또 가득 따라서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켰다.술잔을 입에서 막 떼려고 하는 순간,
홀연 그의 눈앞을 번쩍하고 스치는 것이 있었다.바로 이때, 여인숙 밖으로부터 어떤 사람
하나가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꿈에도 생각지 못한 사람이었다.광대뼈가 불쑥 나온 네모진 얼
굴. 눈썹 끝이 여덟 팔(八)자로 아래로 처졌고, 턱 밑에 염소 같은 몇 가닥의 수염. 남빛 무명
옷의 넓적한 소맷자락. 손에는 약 상자를 들었고‥‥‥‥ 바로 아침결에 하마터면 맞부딪
힐 뻔했던 순간에 천기부록을 훔쳐낸 사나이. 자기의 판단으로는, 신안묘수 조삼도란 놈이
틀림없다고 단정해 버린 – 바로 그 장돌뱅이였다.이름을 새로 만든 마생 – 소세옥(邵世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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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으며, 술기운이 절반은 깨 버렸다.혼자 생각했다.’괴상한 일인데? 남
의 물건을 훔쳐 간 지 반나절도 못 되어서, 천연스럽게 시치미를 떼고 유유히 이곳으로 되돌
아오는 놈이 천하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신안묘수란 놈의 무술 재간이 비범하고 탁월해
서, 나 같은 존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손 치더라도, 이 지방에는 천하의 고수급 인물들이 천
기부록을 노리고 운집해 있는데, 놈은 여기 또 나타나면 자진해서 일을 시끄럽게 만드는 결
과가 되리라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소세옥은 고개를 옆으로 흔들면서 그 사람의 아래위
를 유심히 훑어봤다.추호도 틀림없는 바로 그 장돌뱅이였다.술기운이 씻은 듯이 깨 버렸다.
코웃음을 치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흥! 잘됐다! 어디 이번에는 네놈이 어떻게 내 앞에서
뺑소니를 치나 두고 보자!’그 장돌뱅이는 먼저 여인숙 대청 안에 몰려 있는 여러 주객들의 얼굴
을 비로 쓸 듯이 단숨에 쭉 훑어봤다.